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잠깐 참는 일'로 생각했습니다. 며칠 굶으면 살이 빠지고, 다시 먹으면 도로 찌고. 그 사이클을 수년째 반복하면서도 방법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혈당과 식욕 조절이 예전과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제가 직접 확인하고 바꾼 것들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저탄고지 아침 식사, 진짜 효과가 있는가
아침을 완전히 거르면 점심 때 혈당이 크게 튄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아침을 건너뛰는 것이 칼로리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접 아침 식사 패턴을 바꿔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캐나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약 120명의 중년 여성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아침 식사 구성을 달리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한쪽은 450칼로리를 저탄수화물·고지방으로, 다른 쪽은 같은 칼로리를 저지방·고탄수화물로 구성했습니다. 연속 혈당 측정기(CGM)를 착용해 하루 종일 혈당을 추적한 결과, 저탄고지 아침을 먹은 그룹이 하루 전체 혈당 수치가 낮게 유지됐습니다. 여기서 CGM이란 피부에 부착해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장치로, 식사 후 혈당 반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저탄고지(低炭高脂)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비율을 높이는 식이 방식을 가리킵니다. 다만 여기서 '고지방'이 삼겹살을 구워 먹는 수준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실제로 바꾼 아침은 플레인 그릭요거트 30g에 올리브유 한 스푼, 그리고 커피 한 잔이 전부였습니다. 칼로리로 따지면 100칼로리가 채 안 됩니다. 그럼에도 아침을 완전히 굶었을 때보다 점심 전 식욕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동물성 저탄고지로 채우는 방식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환경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것을 떠나 편식을 구조적으로 강요하는 식단은 장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침 한 끼만 가볍게 저탄고지로 구성하는 것과, 세 끼를 통째로 바꾸는 것은 몸이 받는 부담도 다르고 현실적인 유지 가능성도 완전히 다릅니다.
- 저탄고지 아침 식사 효과를 보려면 세 끼 전환이 아닌 아침 한 끼 조정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 그릭요거트(유당을 걸러낸 농축 요거트)는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소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 100칼로리 미만의 소량이라도 공복 상태를 완전히 깨는 효과가 식욕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요요 방지, 명절이 가장 위험한 이유
요요 현상(yo-yo effect)을 막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명절을 조심하라'는 답이 돌아올 거라고는 예상 못 했습니다. 처음엔 농담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관찰 연구에 따르면 추수감사절부터 연초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동안 체중 증가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살이 1년 내내 조금씩 찌는 게 아니라, 특정 연휴에 불연속적으로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요요 현상이란 체중을 감량한 후 이전 식습관으로 돌아가면서 체중이 다시 원래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명절 이후의 문제는 명절 당일 먹은 양이 아니었습니다. 한번 풀어진 식습관이 명절 이후에도 쉽게 리셋되지 않는다는 게 진짜 문제였습니다. 그 무너진 루틴이 길어질수록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나만의 명절'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매일 외식하고 모임을 갖는 분들을 보면, 사실상 날마다 명절 수준의 식사가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체중이 계속 늘어나는 분들을 보면 이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명절은 즐기되, 끝나고 나서 72시간 안에 기존 루틴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게 실질적인 요요 방지에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간헐적 단식, 시간 제한보다 중요한 것
간헐적 단식(IF, Intermittent Fasting)은 말 그대로 먹는 시간대를 정해두고 그 외 시간에는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흔히 16:8 방식, 즉 하루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패턴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저탄고지와 간헐적 단식이 세트처럼 묶여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두 가지는 사실 별개입니다.
간헐적 단식의 장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먹는 윈도우 안에서 생각보다 폭식이 일어나지 않고, 결과적으로 총 칼로리 섭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또 특정 음식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편식을 구조적으로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도 실용적인 강점입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단순히 식사 시간대만 조정한다는 개념은 장기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무리한 식단 제한보다 현실적입니다.
다만 저는 아침 간헐적 단식보다 저녁 간헐적 단식이 실제로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저녁 늦게 먹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아침을 거르는 것보다 혈당 관리와 인슐린 민감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연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슐린 민감도란 같은 양의 인슐린으로 혈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아지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더 많이 오르게 됩니다.
제가 실제로 해보니, 저녁 간헐적 단식은 사회생활과 충돌하는 지점이 가장 많았습니다. 친구 모임, 가족 외식이 대부분 저녁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완벽한 간헐적 단식 대신 아침을 초소량으로 가볍게 유지하면서 저녁 늦은 간식만 줄이는 방식으로 절충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방법보다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결국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출처: WHO 비만 지침).
습관 유지, 운동과 체중 관리의 진짜 관계
운동으로 살을 빼려는 시도가 왜 잘 안 되는지, 저는 꽤 늦게 깨달았습니다. 운동은 체중을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도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칼로리 소모 측면에서 보면 1시간 달리기로 태우는 열량은 밥 한 공기 수준에 불과합니다.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으면 운동으로 만들어낸 칼로리 적자는 생각보다 금방 메워집니다.
중년 이후에 특히 중요한 개념이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상태를 말하며, 기초대사량 저하, 낙상 위험 증가, 혈당 조절 능력 저하 등으로 이어집니다. 무리한 식사 제한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면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함께 빠지는데, 이 경우 체중계 숫자는 줄어도 신체 기능과 대사 효율은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체중을 줄이려고 오래 걷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체중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그 뒤로 가벼운 스쿼트와 맨몸 근력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했고, PT 없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루틴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 운동이 오히려 오래 지속됐습니다.
최근에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기반 비만 치료제)나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맞으면서 PT를 끊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란 식욕을 억제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GLP-1의 효과를 모방하는 약물 계열을 말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흐름이 좀 걱정스럽습니다. 약이 식욕을 낮춰줘도 근육을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면서 운동을 병행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사이에 요요 발생률과 장기 체중 유지 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침에 그릭요거트 30g이 정말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나요?
A. 소량이라도 공복 상태를 완전히 깨는 효과가 있어 이후 식사에서의 혈당 스파이크(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현상)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다만 혈당 반응은 개인의 인슐린 민감도, 수면, 활동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직접 적용해보면서 식욕 조절 면에서 차이를 먼저 느꼈습니다.
Q. 간헐적 단식 중에 커피는 마셔도 되나요?
A. 블랙커피나 아메리카노처럼 칼로리가 거의 없는 음료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섭취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설탕이나 우유가 들어가면 인슐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단식 효과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올리브유와 요거트 소량에 블랙커피를 더하는 방식이 공복감 조절에 도움이 됐습니다.
Q. 명절 이후 체중이 늘었을 때 가장 빨리 되돌리는 방법이 있나요?
A. 빠른 감량보다 루틴 복귀가 먼저입니다. 명절 직후에 굶거나 극단적으로 식사를 줄이면 식욕 반등이 더 강하게 올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명절 이후 72시간 안에 기존 식사 패턴과 운동 루틴으로 돌아오는 것이 단기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체중 회복에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Q.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 쓰면 운동 안 해도 되지 않나요?
A.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지만, 근육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약물 치료 중에 운동, 특히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체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근육도 함께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요요 가능성을 높입니다. 약이 해주는 부분과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은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결론
50년 가까이 먹어온 사람이 남의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 이번에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디서 본 식단을 그대로 옮겨다 써보고, 잘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는 식으로 돌아다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 동안 정작 제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잘 살피지 않았습니다.
혈당 관리와 체중 유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지속 가능성입니다. 아침에 그릭요거트 30g을 먹는 것도, 명절 뒤에 루틴으로 빠르게 돌아오는 것도, 집에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모두 거창한 방법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 단순한 루틴들이 단기 다이어트보다 훨씬 오래 효과가 유지됐습니다. 지금 당장 체중계 숫자보다 6개월 뒤에도 유지할 수 있는 루틴 하나를 만드는 것, 그게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